이공계 전공 뒤 변호사 자격증 따고 홍보·마케팅 능통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 같은 ‘융합형 인재’ 각광 예상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 새 트렌드 발표

국내 대기업 중 대표적인 퓨전형 인재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다. 대학에서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최 대표는 법률적 지식이 풍부한 변호사 출신이면서도 홍보와 마케팅 경력도 갖춘 전형적인 융합형 인재에 속한다. ⓒ네이버 제공
국내 대기업 중 대표적인 퓨전형 인재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다. 대학에서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최 대표는 법률적 지식이 풍부한 변호사 출신이면서도 홍보와 마케팅 경력도 갖춘 전형적인 융합형 인재에 속한다. ⓒ네이버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필드(Field)’에 강한 ‘플렉서블((Flexible)’ ‘퓨전(Fusion)’ 인재들이 새해에 별을 단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2023년 임원 인사의 특징을 ‘F7’로 요약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공계를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홍보와 마케팅 업무까지 능통한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와 같은 ‘퓨전형(융합형)’ 인재가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유니코써치가 제시한 일곱 가지 에프(F)는 임원수 감소(Fall), 여성임원 중용(Female), 미래(Future)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젊은 인재 전진 배치 등의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유연하고(Flexible)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사 제도를 강화하고, 생산과 마케팅 등 현장 출신의 필드(Field) 임원을 승진자 명단에 다수 포함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오너가(Family) 임원 승진도 여전히 많아지고, 2~3개 분야에 능통한 융합(Fusion) 인재가 크게 각광을 받는 것도 내년 임원 인사의 특징으로 꼽혔다. F7의 세부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Fall : 22년 임원 승진 잔치 → 23년 임원 인사 한파

올 연말 내년 초까지 이어질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임원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다수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보상 차원에서 임원을 다수 등용했다면, 올해는 임원 인사 한파가 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보는 경우가 높아 경영을 보수적으로 펼쳐나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허리띠를 졸라매 긴축 경영을 하는 곳이 많아짐에 따라 임원 숫자를 다소 줄이려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00대 기업 임원수는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에는 6932명이었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6871명, 6664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대기업 임원 숫자도 크게 줄었다. 그러다 2022년 올해는 7100명을 넘어서며 임원 자리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경영 실적 호조 영향이 컸다. 2021년 기준 100대 기업 영업이익과 이전해보다 60%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배 이상 급증했다. 1년 새 경영 성적표가 크게 좋아 지다 보니 100대 기업 임원 숫자도 500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100대 기업 1개 기업 당 평균 5명꼴로 임원이 많아진 것.

하지만 올 연말 내년 초 사이 단행될 인사에서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다시 7000명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00대 기업 기준 1개 당 평균 2~3명 정도의 임원 수가 올해보다 줄어들 경우 내년에는 6850~6950명 정도 사이에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업 실적 악화와 인건비 부담이 컸던 IT 업종에서 임원 수를 다소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화학을 비롯해 금융, 건설, 식품, 유통 분야 등에서도 임원 책상이 사라지는 곳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Female : 전체 임원수 줄어도 여성 임원은 지속 증가

2023년에 100대 기업의 전체 임원 인원이 줄어도 여성 임원은 지속 증가하는 것도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이러한 배경에는 2025년에 ESG공시 의무화가 실시되고,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여기에 우수한 여성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기업도 더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달성할 때까지는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역설적으로 향후 몇 년 간 여성 임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국내 대기업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2004년 13명에서 2013년에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이후 5년이 지난 2018년에는 216명으로 처음으로 200명대를 돌파했다. 2018년 이후 3년이 지난 2021년에는 322명으로 300명대로 진입했다. 그러다 올해는 403명으로 400명대로 올라섰다. 100명 단위로 여성 임원이 증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 확연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23년에는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이 45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임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은 올해 5.6%로 이제야 겨우 5%를 넘어선 상황이다. 1000대 기업 CEO급에서도 2.4%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1350명의 CEO 중 여성은 겨우 32명에 그쳤다.

특히 400명이 넘는 올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40% 정도는 IT 업종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 10명 중 4명꼴로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등 IT업체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석유화학, 금융, 유통 분야 등에서도 10%대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IT업체서 여성 임원을 얼마나 더 증가시킬 지도 2023년 임원 인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모아진다. 무엇보다 최근 LG그룹에서 두 명의 여성 CEO를 배출해 화제를 모았다. 조만간 단행될 삼성과 SK 그룹 등에서도 사장급 이상 여성 승진자가 나올 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모아진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이영희 부사장이 사장 후보군 중 1순위로 거론 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 김봉옥 부사장, 삼성SDS 김영주 부사장 등도 향후에 사장 자리까지 올라설지 여부도 눈여겨볼만 하다.

◇ Future. :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위해 젊은 인재 다수 발탁

코로나19를 겪으며 세계적으로 산업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상황이다. 이는 국내 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산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특히 젊은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기업일수록 신사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는 양상이다.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 그룹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목적도 강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사업의 특징은 대다수 분야에서 IT를 접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신사업 발굴에 IT에 능통한 젊은 인재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경우가 자주 많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특히 최근에는 100대 기업 내에서도 1974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인재들이 많아지고 있는 흐름이 강한 편이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임원 중 1975년 이후 출생한 임원은 2020년까지만 해도 5%도 넘지 않았는데 2022년에는 10%를 돌파했다. 이 중에서도 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임원 숫자도 100명을 넘어서며 1%를 상회했다. 전통 산업에서 임원이 되려면 적어도 20년 이상 걸리던 것이 지금은 대리급 직위에 해당할만한 인재들도 임원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질 경우 2023년 임원 인사에서도 미래 신사업 발굴과 관련해 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는 물론 70년대 중후반 출생 젊은 임원들도 다수 중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 Flexible. : 수평적이고 유연한 인사 제도 구축

2023년 대기업의 경영 화두 중 하나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지 여부다. 이러한 과정 중 하나로 대기업 등에서는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직급을 파괴하고 직무 중심으로 임원 인사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와 관련해 몇 년 전부터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와 같은 직원에 대한 호칭의 중요성은 상당히 낮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직원은 물론 임원도 서열을 따지는 계급장을 떼고 직무 중심으로 평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임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 하려는 추세는 내년 임원 인사에서도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비롯해 유연근무제 등이 확산되고 있어 조직 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유연하게 바꾸어야 과제가 남겨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통적인 업무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연봉 등 보수 체계가 달라지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에 대한 고민 등도 새로운 인사 제도 개편 시 적극 반영할 것으로 파악된다.

◇ Field : 현장에 강한 필드 임원 다수 중용

2023년 임원 인사에서는 인사, 총무, 홍보 등의 스태프 부서보다는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마케팅 분야 등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필드 부서의 임원 승진자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곡물과 에너지 가격 등이 상승해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진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 인재들을 적극 중용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원가 절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운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제품 판매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마케팅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인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해 경영 위기를 돌파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회사 전체의 비용 등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긴축 경영을 위해 재무 출신 임원도 경영 전면에 배치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회사가 경영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재무 출신이 CEO로 나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경우가 많은데, 2023년 인사 중 재무출신 CEO도 다수 경영 일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주요 임무 중에는 경영 상황에 맞게 인력 규모를 조정해 인건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 Family : 오너가 임원 승진 시계 여전히 빨라진다

최근 몇 년 사이 경영에 참여하는 젊은 오너 일가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임원 승진 시계도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2023년 임원 인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미 일부 그룹에서는 최근 인사에서 젊은 오너의 승진을 단행한 바 있다.

최근 CJ 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는 경영리더에서 실장으로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고, 한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상무도 올해 전무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사장도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거취 여부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된다. 이부진 사장의 경우 부회장으로 올라설지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 Fusion. : CEO까지 오를만한 융합형 인재 승진에 주목

2023년 임원 인사에서는 2~3개 분야에서 두루 활약하는 융합 인재의 승진 여부도 눈여결 볼 대목이다. ‘F자형’ 인재로 통하는 융합형 임원들은 향후 CEO 자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만 하더라도 한 분야에 정통한 ‘I자형’ 인재가 두각을 보였다. 알파벳 I자 모양처럼 특정 한 영역에서 전문적인 지식 등이 깊은 인재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다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해지면서도 이후 ‘T자형’ 인재를 선호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됐다. T자형 인재는 한마디로 ‘넓고 깊게’ 아는 인재로 요약된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F자형 인재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T자형 인재가 자신의 전문 영역 이외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두루 두루 넓게 아는 정도라면, F자형은 T자형보다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 제2, 3의 분야까지도 좀더 해박한 전문지식 등을 갖춘 인재를 지칭한다.

단적인 예로 최근에는 변호사들이 기업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들 변호사들 중에는 단순히 법률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경영기획, 마케팅, 인사, 홍보 등의 다른 영역에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법률에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한 형태의 융합형 인재인 셈이다.

무엇보다 융합형 인재의 가장 큰 메리트는 2~3개 분야에 능통하기 때문에 차후에 CEO로 진출할 가능성도 한층 높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CEO 자리까지 오르려면 특정 한 분야에서만 실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두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실력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융합형 인재들은 그만큼 회사 내에서도 핵심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 중 대표적인 융합형 인재 중에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도 포함된다. 대학에서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최 대표이사는 법률적 지식이 풍부한 변호사 출신이면서도 홍보와 마케팅 경력도 갖춘 전형적인 융합형 인재에 속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2023년 임원 인사에서 어떤 융합형 인재들이 임원 승진 대상자에 포함될 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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