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사과·이상민 장관 해임해야"
"대선 때 외친 공정·상식 실현해야"
"한미동맹 강화·원전 정책 긍정적"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취임 6개월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직자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본 임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신문명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된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처를 "어리석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윤 대통령이 참사 이후 유가족들에게 정식(대국민 사과)으로 사과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총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 대표는 이 장관을 예로 들며 사적 인연에 연연한 인사를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고등학교(충암고), 대학교(서울대 법대) 후배다. 

장 대표는 "친분이 있더라도 책임을 묻고 따질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대선기간에 외친 '공정'과 '상식'을 실현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 대표와 일문일답.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윤 대통령 취임 6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문제가 많다. 그 중 인사가 가장 문제다.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들은 윤 대통령과 상당히 사적인 인연으로 연결돼 있고, 이들은 대부분 고위직에 임명됐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더라도 책임을 묻고 따질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그 예다. 지난달 29일 서울한복판에서 158명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을 해임하고 유가족에게 정식으로 사과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야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어떻게 했나. 이 장관의 어깨를 토닥이며 수고했다고 하지 않았나. 이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인 책임과 형사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 안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정치적인 책임이 있다. 형사 책임은 진상이 규명된 뒤 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진상을 규명한 뒤 책임자를 문책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기조는 상당히 어리석게 느껴진다. 공직자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본 임무다. 

윤 대통령이 잘한 점도 있다.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나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는 자세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싶다. 북한을 추종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북한의 위협 뿐만 아니라 북한을 예속시키려는 중국의 시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미관계를 돈독히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또 원전 정책도 긍정적으로 본다. 원전문제를 20~30년 전 기준으로 맞춰 보면 안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은 굉장히 줄어들었다. 또 미세먼지 등 지구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원전은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된다. 사물의 발전 과정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뽑은 이들은 경제·교육·복지·국방 때문에 투표한 게 아니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적폐 청산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제기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부정부패를 청산하기 바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에 실망했고, 이는 곧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광화문에서는 반정부 촛불집회까지 열리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수사를 두고 ‘야당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 정부와 검찰이 유도한 것과 다름없다. 물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구속한 것은 합당하다고 본다. 다만 불거진 혐의에 대한 진술만 있을 뿐 증거가 없는 만큼 원칙적으론 구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은 성남시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당시 시장이었던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해야 한다. 만약 이 대표가 몰랐다면 직무 유기다. 윤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제 윤 대통령이 선거기간 외쳤던 ‘공정’과 ‘상식’을 실현해야 할 때다.”   

▶대통령실이 최근 도어스테핑 중단하고,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두고 다소 '감정적이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는 MBC측의 잘못이 분명히 있다. 설령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썼다고 하더라도 백악관에 입장을 묻는 등의 행태는 잘못됐다. 백악관에 우리 대통령의 잘못을 고자질하는 것 아닌가. 다만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대응도 아쉽다. ‘우리끼리 한 말이었으나, 적절치 않았다’는 등의 입장을 밝힌 뒤 일련의 조치를 취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도어스테핑도 중단할 일이 아니다. ‘좀 더 연구해서 개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김 여사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대처가 필요했다. 문제를 제기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민주당)이 논란을 띄우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말을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 여사가 가급적 행사에 나오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김 여사를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도 이해되지 않지만, 광화문 집회만 보더라도 김 여사에 대한 특검 요구가 먹히는 모양새다. 대통령 부인의 행보를 왜곡해서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윤 대통령이 조치를 취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김 여사 본인도 아내로서의 역할만 하고, 공적인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윤 대통령이 미·일 관계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중·러·북과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국가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비난받고 있지만, 러시아는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북한의 제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중국은 우리가 절대 적대시하면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흔히들 북·중 관계를 ‘혈맹관계’라고 알고 있지만, 북한의 핵무기는 중국에도 위협적인 만큼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며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애초 윤 대통령 취임 날 민주당 지도부와 밥을 먹는 등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의 판단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관계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 다만 영수회담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영수회담을 두고 이러저러한 말이 많았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서로를 겨냥한 공세를 자제하겠다는 협상을 하리란 관측이 난무했다. 이런 인식이 깔린 상황 속 영수회담이 꼭 필요한 지 모르겠다."

▶87체제가 한계가 왔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 단임제 대신 4년 중임제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중임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 정쟁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초반 4년은 다음 정권을 잡기 위한 것에만 신경 쓸 것이기 때문이다. 중임제보단 권력분립형 6년 단임제가 적절하다고 본다. 단,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같이 선거에 나오고 권한을 똑같이 나눌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외교, 국무총리는 내정, 이런 게 아니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동 정부로서 실질적 국정 권한을 똑같이 가질 수 있는 분립형 대통령제를 제안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중대선거구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소선거구제의 폐해로 영남에서는 국민의힘 독재 정부가 생기고 호남에서는 민주당 독재 정부가 생겨서 정당정치가 파괴되고 있다. 이는 지역대결주의로 이어진다. 그 뿐만 아니라 단 한 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승자독식이 제도화돼 결사적 투쟁이 일어나는 것도 문제다. 대도시는 인구 100만명 단위로 4명을 뽑고, 나머지 중소도시는 50만명 내지 60만명 단위로 3명을 뽑는 게 좋다고 본다. 비례대표제는 폐지하는 게 낫다. 전문성 있는 사람을 내세우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지금은 그 취지가 퇴색됐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도 지지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없애는 게 맞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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