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적자 데이원 통해 무리한 인수
네이밍스폰서 캐롯손보도 연이은 적자로 건전성 악화 속 '베팅'

25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 창단식에서 허재 대표와 김승기 감독 등 코치진,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25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 창단식에서 허재 대표와 김승기 감독 등 코치진,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올해 출범한 프로농구단 ‘고양 캐롯 점퍼스’의 무자본 구단 운영이 의심되면서 장기간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양 캐롯의 구단주인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은 적자가 심각하다.

데이원스포츠의 모회사인 데이원자산운용은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지난해 인수한 회사다. 김 회장은 ‘김 회장→한국홀딩스→한국이노베이션→한국테크놀로지→대우조선해양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자본 기업 인수를 의심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이원스포츠와 고양 캐롯 역시 무자본으로 구단이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과 스포츠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2022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에서 고양 캐롯은 지난 시즌 우승팀 SK를 누루고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문제는 고양 캐롯의 구단주인 데이원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보가 프로농구단을 운영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양 캐롯은 데이원스포츠가 지난 시즌까지 프로농구에서 활동한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한 구단이다. 데이원스포츠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이 대표를 맡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적자가 심각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순적자는 6억5906만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억8949만원에 불과한데, 7억4723억원을 비용으로 지출했고, 이로 인해 5억5776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의 자산은 35억2412만원이고, 이익잉여는 8억4825만원 적자로 사실상 프로스포츠 구단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직접운영이 어려웠던 데이원스포츠는 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캐롯손보를 네이밍 스폰서로 앞세워 구단을 창단했다. 데이원스포츠와 캐롯손보의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4년 계약을 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리고 고양 캐롯은 팀의 핵심인 이승현(30)을 KCC로 보내고 보상선수 대신 현금 12억원을 받았고,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32)을 한국가스공사로 보내며 현금 6억원을 받았다. 일부 농구계 관계자들과 팬들은 ‘데이원스포츠가 선수를 팔아 구단 운영 자금을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제공=캐롯손해보험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제공=캐롯손해보험

또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보도 프로구단을 스폰서할 정도로 사정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캐롯손보는 한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스틱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가 합작해 만든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회사로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의 야심작이다.

캐롯손보는 지난 2019년 5월 출범해 2020년 381억원 순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6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캐롯손보의 적자는 영업비용과 지급보험료가 급증한 탓이다. 캐롯손보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30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4% 늘어났고, 같은 기간 지급보험료는 1073억으로 700.8%나 증가했다.

연이은 적자로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캐롯손보의 올해 상반기 RBC 비율은 149.1%로 전분기 대비 103.2%포인트나 악화돼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지난 8월 175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통해 RBC비율을 701.4%까지 끌어올렸다”며 “연내 총 3000억원에 이르는 자본을 확충해 RBC 비율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제공=한국컬링협회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제공=한국컬링협회

그렇다면 적자뿐인 데이원자산운용과 캐롯손보가 어떻게 프로농구단을 운영하게 됐을까?

데이원자산운용의 뒤에 김용빈 회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김 회장→한국홀딩스→한국이노베이션→한국테크놀로지→대우조선해양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데이원자산운용을 인수하고, 올해 데이원스포츠를 설립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건설까지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무자본 기업 인수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 100% 지분을 가진 한국홀딩스를 통해 한국코퍼레이션을 인수했고, 두달 후에는 한국코퍼레이션을 내세워 한국테크놀로지 경영권을 확보했다. 또 한국테크놀로지의 자금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했다. 현재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은 자본잠식과 거래정지가 우려될 만큼 건전성이 악화됐다.

이런 우려가 실제 현실화 되기도 했다.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2022' 대회 개막을 1주일여 앞두고 돌연 취소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신설된 이 대회는 이승엽, 허재, 임창정 등 유명인과 함께 국내 여자프로 선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암 대회 형식으로 열려 관심을 모았었다. 대회 스폰서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골프장 사용료와 보증금 등 5억원을 약속한 날짜에 입금하지 못해 대회가 취소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무자본 기업 인수 과정을 볼 때, 프로농구단 고양 캐롯의 무자본 구단 운영도 의심된다는 지적과 함께 고양 캐롯의 장기간 구단 운영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한편, 고양 캐롯 창단식에서 허재 데이원스포츠 대표는 “많은 걱정과 우려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너무 우려 않으셔도 된다”며 “고양시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구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