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업 확장·ESG경영 강화 등 행보 호평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하반기 실적 방어 과제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 사진=하나증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7년 만에 사명을 변경한 하나증권이 '더 친근한 증권사'로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가운데,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의 '소통·공감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 최연소 CEO인 이은형 대표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된 후, 2020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하나증권 대표로는 2021년 3월 선임됐으며, 올해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재선임됐다.

이 대표는 '낮은 자세로 소통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임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취임 뒤 직원들의 주택자금 대여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업무 처리 시 종이를 없앤 페이퍼리스 제도와 도시락 미팅 등을 도입했다. 

이 대표는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첫날 본사 건물 환경미화원과 관리직원, 운전기사들에게 사비로 간식을 돌린 사례는 이미 업계에 유명하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청각장애인 지원단체인 사랑의 달팽이에 회사 직원 수와 같은 1731만원을 사비로 기부한 사실이 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조용한 선행활동이 주목받기도 했다.

◇ 글로벌 사업·ESG경영 진일보 평가

글로벌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문가로 꼽히는 이 대표는 하나증권 두 부문의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사업 중에서는 베트남 사업 강화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4월 하나증권은 베트남 1위 국영은행의 증권 자회사인 BIDV Securities(BSC증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BSC증권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지난달 4일에는 BSC증권과 신사업 확대 및 디지털 전환 등을 골자로 한 전략적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이번 협약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BSC증권의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현지 3400만 MZ세대를 공략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오는 2026년까지 BSC증권을 베트남 메이저 증권사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하나증권의 ESG경영도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하나증권은 환경부가 선정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시장조성자로 최종 선정됐다. 하나증권은 EU ETS(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를 포함한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에서의 운용 전문성과 및 탄소배출권 시장 구조 이해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같은해 12월 이 대표는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고고챌린지(Go! Go! Challenge)’에 참여했다. 또 올해 4월부터 하나증권은 방글라데시 6개 주에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정수시설 사업에서 산출되는 탄소배출권은 총 94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조직문화 개선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직급과 나이를 과감하게 배제한 소통 문화 도입과 ‘복장 완전 자율화’ 등을 통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했다.

하나증권 본사. 사진=하나증권

◇ 당면 과제는 '실적 방어'...핵심은 IB 성과

취임 2년차인 이 대표는 위기관리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잇따른 금리 인상에 증시가 위축되며 경영 실적 악화라는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취임 첫 해 하나증권은 당기순이익 506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 운용 손실이 발생하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주식시장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대표의 당면 과제는 실적 방어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됐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채권 운용 손실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는 가정 하에 IB(기업금융) 부문에서의 성과가 증권사들의 하반기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 내 하나증권의 위상도 회복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중 2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하나증권과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하나금융그룹이 상반기 우리금융그룹에게 순이익 3위 자리를 내준 만큼, 비금융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하나증권의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WM 부문에서 중저위험 상품 자산 리밸런싱을 제안하고, 금리상승기 채권 상품 매각을 확대하겠다"며 "홀세일 부문은 수탁고 증대를 통한 금융상품 수익 확대, 대형기관대상 위탁수수료 수익 증대 및 ETF(상장지수펀드) 연계수익 등 주 수익원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IB 부문은 검증된 우량 빅딜을 중심으로 딜 인벤토리를 확충하고, 자산 매각 및 손익 정산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적극적인 미매각 자산 축소를 통해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은 원금보장형 등 안정성이 높은 상품을 공급하며, 우량 자산 투자를 확대하고 변동성 확대 및 금리 상승 위험에 대응해 채권 포지션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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